논산의 푸르름과 빨간 딸기

하얗게 피어난 딸기꽃

하얗게 피어난 딸기꽃

 

 

버스가 한강을 건너 강변북로로 접어들자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창 밖을 내다보던 나는 불현듯 서울로 돌아왔음을 느꼈다. 그 느낌은 마치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올 때의 그것이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덥석 받아들였지? 에휴…’ 불과 두어 시간 전만 해도 논산의 푸르름과 갓 피어난 벚꽃과 그리고 빨간 딸기와 하얀 딸기 꽃에 둘러 싸여 있었는데, 그래서 딸기 체험에 대한 글을 부탁하는 활동가님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는데, 꽉 막힌 길에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는 한강을 보고 있으니 정신이 번쩍 들며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곧 몸 여기저기에 아직도 스며있는 딸기 향과 함께 논산에서의 딸기 체험의 여운이 다시 피어올라 마음 속 후회와 걱정을 밀어낸다.
환영 장소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자 환하게 맞아주시던 공동체 분들, 그 분들 뒤에 준비되어 있던 막걸리 항아리와 거대한 딸기 요구르트, 그리고 이어진 점심식사는 처음 이런 행사에 참여한 나에게는 생각지 못했던 즐거움이었다.
본격적인 체험 시간이 되어 배정된 딸기 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탄 트럭 짐칸은 처음엔 약간 무섭기도 했지만 짐칸에 앉아서 느끼는 시골의 상쾌한 바람과 깨끗한 공기는 아주 그만이었다. 그 짧은 와중에도 서로 친해져서 누군가가 가져온 과자를 나누어 먹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덤으로 받는 흐뭇함이었고.
도착한 딸기 비닐하우스에서 간단하게 딸기 따는 법을 배우고 빨간 “다라”를 들고 우리 가족은 딸기를 따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가 딴 딸기는 바로 포장해서 사갈 수 있다는 것! 굵고 잘 익은 놈들로 고르고 골라서 “다라” 가득 담으니 이마에 땀이 솟아난다. 딸기 따기가 끝난 후, 약간의 짬이 생겨 비닐 하우스 뒤에 있는 둔덕에서 미나리도 캐어 보았다. 우리를 챙겨주시던 최순실님이 “여기 사는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 오히려 이런 거 못 캐어 먹어요, 호호호” 하시며 많이 캐어 가라 하신다.
짧지만 다채로운 체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 탑승하니 절묘하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체험하는 동안은 잘 기다려주던 구름님이 이젠 못 참겠다는 듯이 비를 내렸지만 우리는 기사님의 안전 운전으로 편안하게 올라 올 수 있었다.

P.S. 돌아와서 아마 올해 마지막일지 모를 한살림 딸기를 주문했는데 마침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도착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산자 분의 성함을 확인해 보았더니 바로 그 딸기 체험에서 우리에게 한살림 딸기 먹는 법을 알려주셨던 “최낙원”님이셨다. 반가운 마음에 괜히 딸기 잘 받았다는 문자도 보내고… 오늘은 최낙원님이 알려주신 대로 딸기를 씻지 않고 다듬기만 해서 가족들과 함께 먹어봐야겠다.

 

글.사진 한살림서울 중서지부 안신영 조합원

딸기가 영글어가는 비닐하우스

딸기가 영글어가는 비닐하우스

생산지님이 준비한 맛있는 점심

생산지님께서 준비한 맛있는 점심

딸기가 내 손 만해요~

딸기가 내 손 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