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공동체 좋은 사례 함께 보기] 눈비산마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조화로운

자급자족 공동체, 눈비산마을

 

눈비산마을 윤숙영생산자(유정란생산)

“회원들은 각자가 잘하는 일을 맡아 더 잘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일에 따른 성과는 필요에 맞게 골고루 그들에게 돌아갑니다. 같이 농사짓고, 같이 닭을 키우고, 같이 과자를 만듭니다. 같이 생산하고, 함께 나누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마을주민과도 서로 나누고 사이좋게 지내고자 노력합니다. 가까운 지역 괴산뿐만 아니라 먼 바다 건너 이웃과도 좋은 일을 도모하고자 노력합니다.”

 

20여 분의 정 · 준회원이 함께 일하는 공동체, 51년(1968~2019)의 역사를 가진 이곳, 그렇게 크지도 않고, 많은 일을 하면서도 요란하지 않습니다. 한 해에 약 700~1,000여 분의 소비자를 포함한 방문객들이 찾는 이곳, 바로 ‘눈비산마을’입니다.

눈비산마을의 시작은 1968년 1월 15일, 미국 메리놀 선교회에서 파견한 Clyde Davis 신부님의 주도하에 ‘괴산가축사양조합’을 설립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매우 가난했던 농촌 · 농민의 삶이 있었고, 나무가 없는 민둥산의 현실에서, 소를 키워 가난을 면해보고자 시작하였습니다. 괴산 소수, 감물, 장연 지역에서 6개소의 소규모 시범목장을 설립하고, 이들 시범목장을 중심으로 신용협동조합을 조직하여 운영하였으며, 축산협동반을 조직하여 소 임대, 송아지 계약생산, 기술지도 등을 하였습니다.

1974년 농민교육원을 건립하여 협동조합, 축산기술 실습·교육을 확산하여 왔습니다. 1981년 ‘충북농촌개발회’로 재단 이름을 바꾸고, 음성으로 이전했던 사무실을 1985년에 소수 입암리 눈비산 자락으로 다시 이전하여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괴산소비자협동조합, 음성생산소비자협동조합을 만드는 데 기여하였고, 1986년 ‘한살림농산’ 준비 · 설립, 1989년 한살림청주 준비위원회 결성 등을 통해 서울, 청주에 한살림 조직을 만드는 데 동참하고 지원하였습니다. 1991년 이곳에서 ‘괴산미생물연구회’로 시작해 1995년 ‘흙살림연구소’가 분가하였고, 1993년에는 축산협동반원들이 키운 소 · 돼지를 도축 · 가공하여 한살림에 공급하는 괴산두레식품, 한살림축산식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형태의 산란계 농장은 1990년에 산안식 양계 방식으로 시작해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2002년 ‘눈비산마을’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현재 20여 분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눈비산마을은 재단법인이 소유한 토지 · 건물 등 자산을 회원들로 조직된 ‘눈비산마을 공동체’가 위탁받아서 운영하는 형태입니다. 재단이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형태가 아닌 공동체 회원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그 성과물을 나누는 형태로, 공동체가 잘되는 것이 회원 개개인과 재단도 같이 잘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공동체 농장에서 운영하는 사업에는 유정란 농장, 과자 및 달걀 가공, 그리고 논 · 밭 · 산 농사가 있습니다. 7개 동으로 이뤄진 평사 · 개방형 양계사에서는 약 12,000수의 닭들이 암수 어우러져 유정란을 생산합니다. 여기서 생산된 유정란을 사용한 우리밀유정란전병, 우리밀보름달전병, 어린이달과자, 호두과자 등 과자 및 구운유정란을 영농조합 ‘눈비산농산’에서 생산하여 한살림, 두레생협, 우리농 등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감자 · 채소 · 팥 등 밭농사, 호두 · 매실 · 밤 · 감 등 산을 이용한 유실수 농사, 그리고 논농사를 지어 눈비산마을 식당의 식재료로 쓰고 일부는 팔기도 하고 회원 식구들, 실습인들과 나누기도 합니다.

눈비산마을은 한해 약 700~1,000여 분의 조합원들을 포함한 손님들이 찾는 공동체입니다. 농촌을 찾는 조합원들과 함께 나물 캐고 뜯기, 손모내기, 감자 · 고구마 캐기 등 계절에 따른 체험활동을 합니다. 귀농과 귀촌을 준비하고 꿈꾸는 분들과 농사실습을 함께 합니다. 한살림 귀농 연수원으로서, 농촌으로 돌아오시고자 하는 분들과 자급자족 농사, 생태농사, 적정기술 등 의식주에 걸친 실습 · 견학을 함께 합니다. 귀농 · 귀촌 교육을 마친 뒤에도 원하는 지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눈비산마을은 주간회의, 중간 평가모임, 다음달 계획회의 등 정해진 회의시간에 모여 일일, 주간, 월중 해야 할 일을 상의하고 일정을 조정합니다. 이러한 모임에서는 공동체의 자금 지출 · 수입 등 중요한 사안부터 식사, 공연, 노래 등 가볍고 즐거운 소통까지 이뤄집니다. 양계팀, 가공팀 등 각 팀별로도 따로 모임을 하기도 합니다.

재단법인 눈비산마을의 설립목적은 ‘이웃들과 함께 자연생태에 어울리는 농업을 실천하고 도시와 농촌의 공동체적 나눔으로 바른 농업과 살기 좋은 농촌을 이룩하는 데 이바지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난 50년간 그렇게 해왔듯이 앞으로 50년도 장기계획을 수립하여 이러한 설립목적에 명시된 정신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참고: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소식지 19호(9월호) 8면 게재  글

 

눈비산마을 전경

눈비산마을 양계장과 공장

눈비산마을 산지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