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산애들공동체 – 송미선 생산자

정직한 농사를 짓는 첫 번째 이유!

2015년 04월 23일

%ec%95%84%ec%9d%b4%eb%93%a4사진 왼쪽부터 장대한, 효민, 효진, 효주, 효령

아이들이
정직한 농사를 짓는
첫 번째 이유지요!

지난해 소식지에 연재되었던 ‘대한이와 함께 하는 야콘 이야기’의 필자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이를 키우며 농사를 짓는 것도 대단해 보이는데 다섯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니!
착한 마음으로 농사도, 아이들도 키워내려고 노력한다는 송미선 생산자를 만났다.

 
지난해 <함께보는 영농일지>에 ‘대한이와 함께하는 야콘 이야기’가 조합원, 생산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어요.
재미있게 봐 주시고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했고 좀 얼떨떨하기도 했어요. 청주에서 교사로 있는 사촌언니가 소식지에 실린 대한이의 이야기를 보고 정말 반갑다며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어요.
행복하게 농사지으며 사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하더라고요.

농사일도 바쁜데 <함께보는 영농일지>를 연재하는 것이 만만치 않으셨지요?
아직은 어린 대한이를 밭에 데리고 가는 것이 좀 미안했었는데 영농일지를 쓰면서 야콘도 소개하고 대한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기록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어요. 또 일하면서 사진을 찍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게 됐지요 .

한살림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일찍 귀농을 선택하신 부모님을 따라 10살 때부터 시골에서 자랐어요. 농사짓는 일이 익숙하지요.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농사일하는 사람 같지 않다고 하시는데 정말 일 잘하는 사람은 일하는 티를 안 내지요(웃음).
1,200주 정도 있는 사과나무 전정도 올해는 저 혼자 했어요. 친환경농업을 하면서 마음이 통하는 좋은 산애들공동체 분들을 만났고, 2011년 부모님과 함께 한살림 생산자가 됐어요.

 
 
 

%ec%86%a1%eb%af%b8%ec%84%a0송미선 봉화 산애들공동체 생산자

한살림 생산자는 여느 농부보다 공동체활동이나 기타 회의 등 참여해야 일도 많잖아요.
한살림 월례회의에 참여하고 연수를 할 때마다 한살림 생산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소속감을 확인하게 돼요.
아이들을 데리고 참여하다 보면 피해를 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내 아이처럼 예뻐해 주시고 챙겨 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어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야콘은 흔한 작물은 아닌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친환경농업은 건강한 먹을거리는 해결되지만, 소득을 내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을 찾다가 야콘을 알게 되었어요.
게다가 특별한 기술 없이도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야콘은 몸에 좋은 프락토올리고당이 풍부하고 변비에도 좋은 현대인에게 유용한 식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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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가 5남매 중 막둥이잖아요? 다둥이가족 자랑 좀 해주세요.

스물세 살, 시골처녀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결혼해서 지금은 5남매의 엄마가 되었어요. 아이 하나하나가 정말 사랑스럽고, 자연에서 뛰놀며 자라서 그런지 모두 마음도 몸도 건강해요. 큰아이부터 차례로 군 대표 달리기 선수를 도맡아 하고 있어요. 쉬는 날이면 집안일부터 동생 돌보기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주니 농사일도 훨씬 수월하지요. 사람들이 저희 부부를 보고 ‘애국자’, ‘능력자’라고 의미심장한 말들을 하시는데 걱정을 더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가장 많이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부모의 희생이 아닐까 생각해요.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농사일도 제대로 못 하고 나를 위한 시간도 가질 수 없지만 예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 더 큰 보람을 느끼게 돼요. 우리 집 가훈은 많이 단순하지만“착하게 살자!”입니다. 착한 부모가 되고 싶고, 착한 아이들이 되면 좋겠어요.

아이를 키우는 일과 농사를 짓는 일이 닮은 듯도 합니다.

농사를 지으면 서두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내 고집대로 자라 주는 것도 아니기에 기다리게 되고 순응하게 돼요. 욕심을 내서 너무 완벽하게, 너무 힘들게도 농사짓고 싶지 않아요. 내 몸도 생각하면서 자연도 즐기면서 여유도 부리면서 살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사이버대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어요. 다른 건 몰라도 영어는 늘 하고 싶었는데 아이들 핑계로 미루다 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것 같아 시작했어요. 많은 사람이 비교를 해서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데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도달하면 만족의 기쁨도 즐기고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그렇게 행복한 농사를 짓고 싶어요. 저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우리 엄마는 참 착해요.” 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아요. 아이들이 인정하는 엄마, 아빠가 되기 위해 어떻게 농사를 막 지을 수 있겠어요?

여린 첫 인상이지만 자신의 발걸음으로 또박또박 농부의 길을 걷고 있는 송미선 생산자. 한살림 생산자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게 될 기운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