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긴급 산지 방문 보고

폭염과 가뭄에 농작물이 마르고 생산자들의 마음도 말라만 갑니다. 지난주 금요일(8/3)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사무처 실무자들은 5개 지역(강원 횡성/세종/충남 당진/전북 정읍/경북 울진)을 긴급 방문하여 생산자 여러분들을 만나 뵙고 현지 상황을 직접 눈으로 마주하고 왔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여러 지역에서 비가 내렸지만 충분치 않은데다가, 태풍의 진로가 아직 명확히 나오지 않고 있어서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산지에서 수고 많으신 생산자 여러분들을 생각하며 연합회 실무자들은 더욱 열심히 뛰도록 하겠습니다.

 

 

[횡성권역_ 삼원수/공근/참나무공동체]

 

111년만의 폭염을 기록했던 전날, 전국 최고 기온이였던 41도의 횡성. 현지는 예상보다 훨씬 어려움 속에 있었습니다. 바짝 말라있는 옥수수 사이로 스프링클러가 돌고 있지만 식수 확보를 위해 사용량의 제약을 받고, 씨는 묻어도 하루를 이기지 못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70% 이하를 찍을 것 같다는 우려 끝에는, 폭염에 가뭄이 잊혀져버린 상황을 걱정이 깊었습니다. 곡물이 주를 이루는 횡성권역은 가을에 여러 수확이 진행됩니다. 하늘이 단비를 푹 내려주셔서 생산자들의 타는 마음을 하루 빨리 달래주면 좋겠습니다.

 

 

[충남북부권역_ 세종 고송공동체]

 

세종 고송공동체는 쌀, 복숭아, 배를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폭염으로 인해 배와 복숭아는 전체적으로 과의 크기가 작습니다. 폭염으로 과수 나무가 생존을 위해, 열매가 아닌 줄기에 영향분을 비축하다보니 전체적으로 과의 크기가 작고 당도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과의 파지율이 생산량의 30% 가까이가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처리문제로 고민이 큽니다. 특히 품질 · 품위를 높이기 위해 조그만한 상처가 있는 과수도 과감히 선별하다보니 맛과 품질면에서 우수한 과의 파지가 넘쳐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생산지의 보관창고에 파지 복숭아가 수북이 쌓여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초를 가공하여 지역물품으로 3곳의 지역 한살림에 나가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태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충남북부권역_ 당진 매산리공동체]

 

당진 매산리공동체는 쌀, 마늘, 감자를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땅콩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마늘과 양파는 예년에 비해 알이 잘으며 수확량이 1/4 수준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벼의 경우는 폭염으로 병충해는 없으나, 화상을 입어 벼 껍질이 얇아지고 이삭이 예년에 비해 잘게 자랐습으며, 생산량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아직 파종전이긴 하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가을채소(배추, 무)의 생산차질이 예상됩니다.

 

 

[전북권역_ 정읍 한밝음공동체]

 

생강이 가뭄과 고온으로 인해 생육이 부진한 상태입니다. 가을 배추를 정식한 필지에는 물이 부족해 농작물이 살아남기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한밝음공동체의 15개 농가는 평균 조구익이 낮고, 공동체 차원에서 농산물 가공사업(고구마말랭이)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더위로 인해 고구마 농사까지 망칠까 걱정이 많지만, 공동체 식구들이 마음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